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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1.10 뉴욕에서 살았던 아파트화재와 미국인들의 대응법 6
Back to the NYC2015. 1. 10. 21:30


오늘 이른아침 잠깐 잠에서 깨 한국 뉴스를 보다가 의정부시 대봉 그린 아파트 화재건 안타까운 소식을 보게 되서 그후 잠을 잘 잘수가 없었습니다. 먼저 화재 진압에 투입된 소방관님들께 감사드리며, 사고 희생자분들에게 심심한 애도와 위로를 보냅니다.






더욱이 이번 화재 사건은 제가 뉴욕에 있을때 저희 아파트 빌딩에 화재사건으로 1명이 사망하고 1명이 위독한 상황을 두눈으로 겪었기때문에 더욱 마음에 와닿았던것 같습니다.


썩 좋은 기억은 아니지만 그때의 상황과 미국인들의 대처에 어느정도 감동을 받아 여기에 올립니다.


저는 타임스퀘어에서 걸어서 10분정도인 헬스키친지역에 있는 41층 High-rise 빌딩에서 살았습니다. 이 아파트는 꼭대기층에 사면이 유리로 된 수영장, 헬스장 그리고 엔터테이먼트룸이 있고, 엘리베이터는 3개도어맨 2명이 항상 상주에 있는 곳입니다.



 뉴욕 아파트 중 도어맨이 있는곳들은 거주자외 사람들이 방문을 하게 된다면 도어맨이 집이나 전화로 꼭 신분확인을 한 후 건물안으로 들어올수가 있게 시스템이 되어있습니다.



1월 5일 일요일 아침 10시에 저는 잠에서 깼으나 침대에서 일어나기 싫어 침대안에서 열심히 캔디크러쉬를 하고 있었습니다.


"똑똑똑.. Fire Fire !!"


처음 이상하게 생각했지만  '이시간에 누구? 도어맨이 연락도 안줬는데.... 아.. 새해에 누가 장난치나보다.. '라고 가볍게 생각하고 전 계속 캔디크러쉬에 열중해 있었습니다.


한 10분 지났나.. 똑같은 목소리의 남자가 문을 두드리며Fire Fire !!"라고 소리를 칩니다. 



등골이 오싹해지더군요. 정말 건물에 불이 났나봅니다.  정신이 확들자 대충 옷입고 지갑만 들고 (핸드폰도 놔두고)  슬리퍼신고 나갈려다가 혹시 몰라 부츠신고 건물을 빠져나갈라고 엘리베이터를 눌럿는데 작동이 안됩니다. 


아.. 진짜 불이 났나 싶어 마음이 조마조마 하더군요. 다시 집으로 들어갈까? 아님 로비로 내려갈까 망서리다가 비상계단으로 내려갔습니다. 저는 9층에 살았는데요 비상계단문을 여니 연기며 탄냄새가 진동을 하더군요.


1층에 내려오니 여러 주민들이 로비에서 다들 무슨 근황인지 몰라 당황해하는 모습으로 대화를 주고 받는걸 봤습니다. 어떤분은 잠옷으로 나오고, 어떤사람은 슬리퍼만 신고, 어떤사람은 심지어 반바지에 맨발로 나와서 로비에 서있었어요. 


다들 놀랜 표정으로 "몇층에서 불이난거지? .."라며 수근수근거리는데 갑지가 소방관이 우루루 오더니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20층으로 올라가더군요. 뉴욕에 살면서 200명넘는 소방관을 본건 그날이 처음이였던것같습니다.



정말 모든일이 순십간에 사사삭 일어났는데요, 소방관 3명이 갑자기 비상계단에서 누군갈 끌어왔습니다. 얼굴은 새까맣게 그을린 백인 남자는 머리를 다쳐서 피가났고 바지도 반 벗겨지고 다리도 피가나있었습니다. 




 피해자 27-year-old Daniel McClung and 32-year-old Michael Todd Cohen 

사진펌: towleroad




하필이면 바로 제가 서있는 곳 바로 에서 소방관이 CPR하는걸 목격했으며 ㅠㅠ (주변사람들이 저 사람 죽은것 같아 라며 수근거리더군요) 다른 한명은 엘레베이터에서 두명의 소방관의 손에 이끌려 응급차로 바로 이송되는걸 목격했습니다. 


저는 너무 놀래서 멈춤상태인마냥 서있었는데요, 그 남자를 처리하고 난 후에 저를 본 소방관들이 뒤로 물러나라며 경고를 하더군요 ㅠㅠ 이 모든게 3분~5분안에 일어났던 상황이였습니다. 


그후 로비에 있던 주민들은 맞은편 건물 로비로 이송이 됐구요 경찰이 몇동에 사는지 이름 및 전화번호 나이를 적기 시작했습니다. 





옆 아파트 로비로 옮겨 저희 아파트 건물을 보니 20층이 검은 연기를 미친듯이 뿜어내며 훨훨 타고 있더군요. 






저는 다행이도 9층이여서 별 문제 없었지만 제 눈앞에서 봤던 두 남자 중 한명은 38층에 살다가 검은 연기가 집에 가득차니 놀래서 비상계단을 타고 내려오다가 질식사로 죽었다고 합니다. 



건물 화재가 난 이유는 :


미국에서는 크리스마스 트리를 집에 장식하는데요, 20D에 살던 주인이 잠깐 외출한 사이에 콘센트 합선으로 화재가 나 바짝마른 나무에 달라붙어 화재가 크게 났다고 합니다. 


또한 저희 아파트는 비상계단이 두개가 있었는데요 불이난 아파트 쪽 비상계단이 약간 열려있어 연기가 그 계단을 가득 채웠다고 합니다. 제가 사용한 비상계단이였는데요 저는 다행이도 9층에 살아서 별문제 없었지만 같은 계단을 타고 내려오던 백인은 질식사로 사망을 했다고 하니.. 더욱 맘이 안좋더군요.



로비에 있었던 주민들은 맞은편 아파트에 대피 해 있는동안 꼭대기층 수영장 및 헬스장에서 근무하는 직원 두명이 소방관에 이끌려 저희쪽에 왔습니다. 



사진펌: 뉴욕데일리 



 사진에서 흐느끼는 여자는 헬스장 여직원이였구요 계속 충격이 컸는지 계속 흐느끼고 있었고, 남직원이 저희에게 그 상황을 말하는데 사스라치게 벌벌 떨면서 검은 연기로 가득차 숨을 쉴수 없었고 눈앞이 깜깜해 정말 죽는구나..라고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연기가 너무 꽉차 처리가 힘든 상황이 되 소방관들은 4면으로 된 유리벽을 모조리 다 부서버렸다고 하며, 죽음에 두려워했던 그들을 살린 소방관들에게 너무 감사하다고 말하더군요.  



정말 소방관들은 대단한것 같더군요. 



대피해있는지 4시간 정도 됬을까요? 갑자기 적십자 직원들 및 MTA(뉴욕버스) 한대가 왔습니다.  적십자 직원을 본것도 그날이 처음이였어요.  적식자 직원들은 따뜻한 음료, 음식, 신발, 담요 등을 가지고 와 저희에게 하나씩 나눠줬습니다. 따뜻한 위로의 말과 함께 저희를 보살펴주는데 너무 감동이였어요.


또한 의자가 없어 서있는 사람들에게 도로에 배치된 버스에서 쉬어도 된다며 mta 버스를 가리키는데,  MTA 버스는 100% 저희를 위해 사용되는 버스였습니다.



또한 대피한 건물에 사는 주민들중에서 저희쪽으로 오셔서 춥거나 배가 출출하면 언제든 자기 집으로 오라며 손을 내밀던 분, 마트에서 음료수를 사와 나눠주고 가던분,을 몇개 추려와 얇게 입고 있는 분들에게 나눠주던분들.. 그들을 보고 정말 감동 받았습니다.



뉴욕사람들 깍쟁이, 개인주의자들이 많다고 생각했었으나 저의 편견은 이번 일을 겪고 사그리 녹아버렸었습니다. 



어두껌껌한 저녁이 되서야 저는 저희 아파트 건물로 들어갈 수 있었는데요, 다행이도 제 집은 아무런 피해가 없었습니다만, 다른 몇 유닛들은 화재진압으로 사용된 물때문에 물난리가났다고 했었습니다. 다행이도 저희 건물은 fire proof 로 되어있어서 화재가 나면 그 집만 탄다고 합니다. 옆으로 번지지는 않기 때문에 오히려 집안에 있는게 더 안전할수도있다고 뉴스에 나오더군요. 



! 뉴욕에서 소방차를 본 운전자들의 반응: 

뉴욕은 소방차가 지나갈때는 운전하던 모든 차들은 소방차가 지나가도록 비켜야하며, 무조건 정지해야합니다. 파란불로 바껴도 소방차가 지나갈때까지 정지해 있어야합니다.  또한 뉴욕은 소방시설이 부착된 부분엔 절대로 주차를 하면 안되구요 클리닝 목적이긴 하지만 도로 한쪽만 주차하도록 되어있습니다. 계획된 도시라 한국처럼 골목길이 많지않아 화재가 나면 소방관들이 최단시간에 도착할 수있는 시스템으로 되어있어 큰 피해를 막을수 있는것 같습니다. 



그때 화재가 나고 벌써 1년이 지났습니다. 그러나 제 기억속엔 아직도 너무 선명한 지우고싶은 기억중에 하나가 됐어요. 


의정부 대봉그린아파트 화재 피해가 상당히 크다고 하는데요, 더이상 인명 피해가 없길 바랍니다.  화재 진압에 투원된 소방관님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표하며 돌아가시분들 삼가 명복을 빕니다. 




Posted by 소이라테